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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 Tae-Mo. The Energy of the Earth. 2006. Mixed material. 220x163cm



Yang Tae-Mo. The Energy of the Earth. 2008. Mixed material. 116.5x72cm



Yang Tae-Mo. The Energy of the Earth. 2009. Mixed material. 260x120cm



Yang Tae-Mo. Idleness-flower. 2021. Dack - Korean traditional paper. 163x120cm



Yang Tae-Mo. Light-flower series. 2021. Stone. 90.9x60.6cm



Yang Tae-Mo. Light-puppy. 2021. Stone. 46x68x40cm



Yang Tae-Mo. Light-wan series. 2020. Canvas, Stone. 90.9x60.6cm



Yang Tae-Mo. The Energy of the Earth. 2006. Mixed material. 183x244cm



Yang Tae-Mo. The Energy of the Earth. 2020.
Mixed material. 112x162cm


자연이여, 나를 표현하라! - 양태모의 예술세계에 대한 고찰

.....아틀리에 중앙에 두 개의 조형물이 있다. 하나는 뭉뚱그리고 찌그러진 것이 쇠막대에 받혀져 살짝 바닥에서 떨어져 있다. 다른 하나는 길쭉하니 높이 뻗어 있는 모양새이지만 구불구불한 움직임이 보인다. 이 형태들은 다중의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도 아직 그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의미들이 남아 있음을 말한다. 처음 것은 거대한 곤충 혹은 내가 어렸을 적 보았던 기억이 있는 찌부러진 동물의 주검을 떠올린다. 두 번째 것은 죽은 나무의 둥지를 생각나게 한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동물의 뼈들이 여기저기 박혀있는 듯하다. 보는 이마다 제 나름의 상상을 하게 되지만, 작가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바로 그 시각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양태모의 예술은 관대한 예술이다. 프랑스 현대 시인 말라르메가 언급한 것처럼 "자신이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오는 지극히 달콤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관대한 예술이다.

.....동일한 유의 '잠재적 다의성'이 그의 최근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그것들은 주로 갈색물질에 담겨져 있는데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특히 크다. 일종의 동물가죽 같기도 하고 물에 젖은 나무껍질과도 같은 것이, 가느다란 섬유질은 핏줄이나 머리칼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때때로 이 물질에 직사각형이나 평행단면의 형태를 주어서 나무기둥이나 숲을 생각나게 한다. 거기에 타원형 모양으로 우글거리는 운동감을 주어 거의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보다 자주 작가는 일종의 강렬함을 표현하는데, '머리칼' 같은 것을 날려 보내거나 작품 전체에 비대칭적 형태를 주거나 심지어 작품의 틀을 벗어나게까지 한다. 갈색물질은 어딘가 원시적인 성질이 있어 최초 상태의 자연의 개념을 환기시킨다.

.....작품의 공간을 차지하는 또 다른 요소는 흰색 물감이다. 그의 흰색은 빛이 나고 밝은 흰색이 아니다. 반대로 낡고 할퀴어지고 화폭에 그려졌다기보다는 도료를 입힌듯하며, 석회로 덧칠한데다 시간이 흘러 여기저기 칠이 떨어져나간 오래된 벽의 고르지 못한 흰색이다. 간접적으로 갈색이 상처를 떠올린다고 할 때 흰색은 붕대를 감는 의미라고 작가가 설명해 준다. 눈에 잘 띠지는 않지만 또한 중요한 요소들은 작품들의 조형적, 관념적 구조에 포함된다. 우선 몇몇 작품에서 보이는 트임(벌어짐)은 그것들이 세련되게 공간을 장식하려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루치오 퐁타나(1899-1968)를 연상시킨다. 트임새는 작품의 또 다른 층을 향해 의미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지만, 의미를 명확히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다 신비스러운 것이 되게 한다.

.....연한 무지갯빛을 내는 그 재료를 알 수 없는 트임새의 표면은 한국의 장인들이 사용했던 자개, 수많은 연체동물의 조가비 안쪽 표면을 덮고 있는 물질을 생각나게 한다. 옛적 안방 여인네들의 가구나 함을 장식하는데 자개가 쓰이곤 했다면, 아마도 여기서 내방의 여성, 나아가 어머니에 대한 추억, 어린 시절의 기억을 연계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무지갯빛의 광택은 다른 몇몇 작품들에서도 조그만 원반 모양으로 여기저기 흩뿌려져 조심스럽게 나타나는데, 갈색물질과 질박한 흰색이 주는 거친 힘과 섬세하게 대조를 이룸과 동시에 깨질듯 말 듯 한 평형을 이룬다. 이것이 바로 서양인들이 그토록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고대 중국의 철학, 한국의 대중과 작가들에게 그토록 친숙한 '음양'의 법칙인가?

.....작품을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를 준 사람은 바로 작가 자신이다. 유년기의 고통스런 추억이 암시된 표현. 의사소통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도가사상의 무위(자연)의 다른 모습을 보는 듯했다. 피상적인 지식만을 지닌 필자보다 독자에게 아마도 더 친숙할 이 개념이 실상 양태모의 작업방식에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중의 하나는 불(火)의 사용으로, 폐기된 산업용 자재들을 모아서 만든 조형물에 보다 자연스런 형태, 즉 작가가 도저히 예견할 수 없는 형태를 부여하려는 목적으로 쓰인다. 또 다른 하나는 작품을 자연적 요인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작가는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자연으로 돌아가 이처럼 세상에서 물러나 있다.

.....비록 동양철학에 그리고 철학 일반에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미술사가로서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 '물러남'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이해해 보고자 한다. 말하자면 예술가의 물러서기를 권장하는 다른 예술적 작업방식들과 비교해 볼 것이다. 이브 클라인(1928-1962) 역시 불을 사용한 작가이지만 그에게 있어 불은 요컨대 자신을 창조자로 신화화 하는데 소용되는 일종의 알리바이 같은 것이다. 클라인에게는 그가 만든 작품들 자체보다도 자기 자신이 신화로 남는 것이 중요하기에, 주저 없이 작품들을 "자기 예술의 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이와 반대로 양태모의 불은 실제로 그의 조형작품의 중요한 원동력, 행동하는 주체이다.

.....세자르(1921-1998)는 폴리우레탄을 흐르게 두고 그것이 '부풀어 올라' 스스로 제 형태를 취하도록 두었다. 하지만 그것이 물리적인 (그러므로 자연적인) 하나의 순수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세자르의 작품들은 양태모의 친환경적인 자연 보다는 산업용품이 주는 차가움에 가깝다. 또한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는 자신의 작품들을 비, 바람, 햇빛 등의 외부요인들에 노출시킴으로써 정교한 공정을 강조하는 당시 아카데미 학풍의 작품이 지니는 진정성의 부족을 만회하려고 하였다. 양태모는 노출의 과정을 보다 더 은밀하게 작업한다. 뭉크와는 달리 그의 현재 작품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노출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Yang Tae-Mo. Light-wan series. 2021.
Canvas, Stone. 60.6x90.9cm

.....한편 모리스 루이스(1912-1962)나 양태모와 거의 동년배인 현존작가 이반 대번포트(1966년생)에게는 물감 흘리기가 그들 작품의 주요 구성 방식인데, 루이스는 특히 그것을 동양적 명상의 전통과 접목시키려 하였고 대번포트는 보다 유머러스하고 거리를 두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전적으로 장식적인 면모는 양태모 작품에서 풍겨 나오는 인상적일 정도로 강렬한 물리적인 존재감과 힘에 비할 바가 아니다. 프랑스 작가들 가운데서 보자면 양태모의 것과 보다 근접한 방식을 시몽 한타이(1922-2008)에게서 볼 수 있다. 한타이는 일명 '접기' 방식을 발전시켰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이는 (그가 하는 것을 보지 않고서도 작품할 수 있는) '눈감고 그리기'를 가능하게 해주고, 단순히 기계적인 것 그 이상으로 초월적인 현실로서의 ‘회화’에 대한 일종의 믿음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회화적 기법은 끊임없이 ‘불순함’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걸쳤던 앞치마 '주름'의 이미지를 되찾으려는 방법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서 필자는 두 작가를 대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현실이 표현되도록 의도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물러나 있게 위치시킴으로써 (한타이에게서 회화는 현대 서양식 버전으로, 양태모에게서 자연은 도가사상의 버전으로), 두 작가는 거의 프루스트 방식으로 가슴 깊이 간직한 어린 시절에 다시금 현시성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보편성과 개별성, 객관성과 주관성 간의 밀접한 관계를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작품을 통해서 실현된 객관화는 이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되고, 관객으로 하여금 이번에는 그들 마음 깊이 묻힌 것을 되찾을 수 있게 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세계 내부에서 작용하는 자연을 불러내어 양태모는 개인적 고통의 승화된 표현과 우리 각자에게서 찾아낼 수 있는 내면의추억 간의 무언의 대화 (그것이 무언이기에 더더욱 가치 있는)를 창조하고, 이러한 교류를 통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의 기회를 제공하며, 때로 감수성의 정도에 따라서 상처를 불로 지져 치유하기도 하니, 작품과 관객의 만남은 얼마나 힘겨운 치유의 과정이기도 한 것인가!

.....필자는 양태모의 작품세계가 발전된 양상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간의 전시도록과 아틀리에에 있는 과거의 작품들을 볼 때, 완전히 성숙하고 현시적인 언어로, 강렬한 표현력을 갖추고 이미 자신의 예술세계의 완숙기에 이르렀음을 확신한다.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구상적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벗겨내면서, 그리고 그가 왜 작품을 하는지 그 동기들에 대해 점점 더 깊이 성찰하면서 그러한 완숙함에 다다른 것이다. 순수형태에 대한 관념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시(詩)적인 사고가 머무는 그의 예술세계는 이제부터 작가의 주위를 맴도는 위험, 그가 이룬 성과에 스스로 갇히는 그런 위험성으로부터 충분히 그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울 삼파이오 로페스, 프랑스 파리 1대학 소르본 팡테온, 예술사 박사.



양태모(梁泰模)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단국대ㆍ홍익대 석사/ 단국대학교 미술학 박사/ 현재: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조교수/

개인전 32회: 2021, AB GALLERY, 서울/ 2020, 한뺨미술관, 천안문화재단, 천안/ 2019, 예술의 전당, 서울/ 2019, 갤러리 DOS 신관 전층/ 2015, 예술의 전당, 서울/ 2011, 금호미술관, 서울/ 2009, 금호미술관, 서울/ 1995, 단성갤러리, 서울/ 1997,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4, ACADEMIA GALLERY, 베니스 비엔날레/ COLOMBIA GALLERY/ 89 GALLERY/ 사라이바 갤러리, 파리, 릴, 당겔끄/ P.D GALLERY/ 로드 갤러리/ HUN GALLERY/ RIVERSIDE GALLERY, NEW YORK/ WOIFSBURG 기획초대전, 독일/

국제 아트페어 15회: 칼스루에, 독일/ 취리히, 스위스/ 뉴욕ㆍ싱가폴ㆍ파리ㆍ이란 등/

단체전 280여 회: 1990-2020 각종 국내ㆍ외전 250여회, 서울ㆍ뉴욕ㆍ파리ㆍ독일 등/

수상 40여 회: 2020 대한민국미술인상/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우수상, 특선 4회, 입선다수/ 21세기미술-새로운도전, 비평가상/ 미술세계, 한ㆍ일미술대전 최우수상/ 중앙미술대전 입상/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한국미술협회이사/ 문화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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